단장주교의 6월 사목서간

한국을 방문하였던 에체바리아 주교의 사목서간이다.

나의 영적 자녀들이여, 예수님께서 나를 위하여 여러분을 지켜주시기를 빕니다!

성령강림 대축일이 다음 주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는, 역시나 기쁜, 연중시기의 전례로 돌아갑니다. 교회는 우리에게 우리 성화의 배경인 일상의 의무를 수행해 나가도록 계속해서 촉구합니다. 지난 주간 동안 받은 영적 동력을 유익하게 활용합시다. 그리스도의 죄와 죽음에 대한 승리, 부활과 영광된 승천, 성령 강림을 묵상하며 우리 지상 여정의 진정한 목표인 천국으로 우리의 시선을 들어올립시다. 교회의 뿌리 깊은 신심을 따라 성 호세마리아는 성령강림 다음 주일인 삼위일체 대축일을 “삼위일체송(Trisagium Angelicum)”으로 준비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tibi laus, tibi gloria, tibi gratiarum actio in saecula sempiterna, o beata Trinitas! (지극히 복되신 성삼위께 찬미와 영광과 감사를 영원히 드리나이다!)

하느님 안에서 충만히 기뻐하고 매일의 삶을 초자연적인 질서로 올리는 것은 거룩함으로의 소명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영혼의 표식입니다. 나는 우리 사랑하는 돈 알바로가 어떻게 이 아래에서 천국의 하느님에 대한 관상과 영원한 사랑의 맛보기로서 우리 주님과 가까이 일치하려 했는지에 관한 목격자입니다. 삶의 마지막 시기의 성 호세마리아처럼, 그도 빈번히 시편의 말씀을 읊조렸습니다. vultum tuum, Domine, requiram. (주님, 제가 당신 얼굴을 찾고 있습니다.) 돈 알바로는 이 말씀을 일과 중에 하느님의 현존을 지키기 위해 사용하였습니다.

희망은 모든 여건에서 우리의 생각을 하느님께로 향하게 하는 강력한 힘입니다. 돈 알바로는 감실과 성모상을 깊은 애정과 경건함으로 바라보곤 하였습니다. 그는 성체 안의 그리스도의 참된 현존과 성모님의 자애로운 보살핌에 깊이 감사하였습니다. 그의 신앙은, 우리가 여기 지상에서 희미한 모상으로써만 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천국에서 얼굴을 마주하며 하느님을 관상하고 함께 기뻐하는 경험을 미리 맛보게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돈 알바로는 척추의 병증으로 인해 그의 다리에도 심한 통증을 겪으면서도 감실 앞을 지날 때마다 정성껏 장궤를 하였습니다. 그는 그러한 불편 역시 하느님께 봉헌함으로써 그분을 드높이고 그분 안에서 희망을 갖는 방법이 된다고 확고히 믿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주님의 발자취를 따르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함에도 나날이 우리 자신의 한계를 경험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의 건강 상태, 하루하루의 실패,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과 교회와 사회의 필요에 대한 인간적 걱정들(이것이 우리의 평온을 앗아가서는 안됩니다)은 희망을 위한 촉매제입니다. 성 호세마리아는 조언합니다. “매일 아침 당신의 결심을 새로이 하십시오. Serviam! (주님께 봉사하겠나이다!) 단호하게 말하십시오. 게으름과 나태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새로이 하십시오. 작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행위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더 큰 희망과 낙관으로 당신의 의무를 직시하십시오.”

그리스도의 사도로 산다는 것은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있는 행복을 향한 열망을 억누르거나 계속해서 부정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쓰셨듯이 “우리는 하루하루를 버텨나갈 희망을. . .필요로 합니다.” 같은 회칙에서 교황님은 “하루하루 사람은 삶의 시기에 따라 다른 종류의 크고 작은 희망들을 경험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희망들은 우리 지상 여정에서 목표를 설정하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줍니다. 종종 이러한 인간적 계획은 모든 것을 흡수하여 다른 희망을 위한 여지를 남기지 않기도 합니다. 특히 젊은이들, 직업적 활동을 막 시작하는 이들이 기만적 “신기루”에 눈이 어두워져 이렇게 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바람들이 무산되거나 바라던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베네딕토 16세께서 말씀하셨듯이, “그것들이 실제로는 전부가 아니었음이 분명해 집니다. 사람은 더 깊은 희망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 명확해 집니다. 오직 무한한 것, 그가 달성할 수 없는 무언가만이 그를 채울 수 있다는 것이 분명해 집니다. . . 이 거대한 희망은 모든 현실을 아우르고 우리 자신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것을 주시는 하느님뿐입니다.

돈 알바로의 시복일인 9월 27일까지 남은 수 개월 간 나는 나의 전임자를 반복해서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는 하느님께 충실하고 항상 성 호세마리아의 가르침과 모범을 따라 천상의 행복에 도달하고자 하는 열정 속에 있었습니다. 지상에서 그는 행복하고 낙관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매일 하느님께 희망이라는 초자연적 덕을 간구하고 이를 사랑하였기 때문입니다. 나 또한 우리의 창설자로부터 자주 들었던 말들로 돈 알바로는 그러한 시각을 기를 수 있는 화살기도를 하였습니다. 특히 우리가 자신의 약점과 한계를 생생히 체감할 때 그리하였습니다. 그는 말하곤 했습니다. 주님, 저를 믿지 마옵소서, 허나 저는 당신을 믿사옵니다. 돈 알바로는 그의 말을 듣고 있는 이들에게도 이 기도를 권고하였습니다. 특히 그가 자신의 잘못과 결점으로 은총에 합당한 응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할 경우에 말입니다. 돈 알바로는 모두가 하느님께 의탁하도록 격려하였고 가능한 인간적인 수단을 사용하도록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항상 우리의 필요에 귀를 기울이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오푸스데이 창설자의 힘있는 말을 되새겨 봅시다. “자녀들이여, 우리는 움직여야 합니다. 행동해야 합니다! 용기와 정열, 삶의 기쁨을 가지고, 왜냐하면 사랑은 두려움을 물리치기 때문에 (1요한 4:19 참조), 대담하고 겁 없이 . . . 여러분은 모든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모든 것을 쉽게 보는 겁 없는 사람의 태도와 마찬가지로 힘이 없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소심하고 무기력한 사람의 태도에서도 벗어나야 합니다.”

“하지만 잊지 마십시오. 진정으로 원하면 모든 것이 될 것입니다. Deus non denegat gratiam (하느님께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한 이에게 도움을 거부하지 않으십니다.)”

나는 1960년대의 한 일화를 떠올립니다. 돈 알바로가 희망을 강하게 하기 위해 어떻게 작은 일들을 이용하는지 보여주는 일이었습니다. 그가 우리의 아버지께 한 사진에 글을 좀 적어달라고 부탁하였고 성 호세마리아는 그에 못 이겨 시편의 다음 구절을 쓰셨습니다. homines et iumenta salvabis, Domine. “주님, 당신께서 사람과 짐승의 짐을 덜어주시나이다.” 아마도 성경의 이 구절을 떠올렸던 것은 성인이 자주 이를 묵상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성인은 당신을 하느님의 작은 당나귀로 여겼습니다. 성인께서 돈 알바로를 생각하시고 그렇게 쓰셨을 가능성도 배제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푸스데이라는 하느님의 짐을 즐거운 마음으로 지고 가는 데 도움을 주는 그의 아들이 가진 사랑과 힘을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날짜를 적으면서 돈 알바로는 그 글을 읽고 자신의 이름을 빗대어 말했습니다. esto abre un portillo a la esperanza “희망을 열어주는 말이군요.” 성 호세마리아는 좋아하며 바로 그 말을 사진에 덧붙여 적었습니다.

오푸스데이의 신자들에게 행한 묵상기도에서 성 호세마리아는 이러한 말로 우리 주님을 불렀습니다. “예수님, 당신은 저의 하느님, 저의 형제, 저의 사랑이며 모든 것입니다. 어떻게 제가 온전히 당신께 의탁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저의 희망이 유한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나의 아들들이여. 우리는 아버지 하느님의 섭리에 의탁할 탄탄한 이유, 물질적인 이유조차 가지고 있습니다. 이 확신은 다시 한 번 우리 자신을 겸손하게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낮아짐은 신뢰와 감사로 채워져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특별히 돌보시는 많은 증거들이 있기에 우리의 희망은 강화됩니다. 우리는 단지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을 세상에 보내시어 우리를 죄에서 구하시고 당신의 자녀로 만드신 경이로운 사실을 상기하기만 하면 됩니다. 교회에 안에 계시고 활동하시는 성령의 부단한 도움과, 우리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성화의 수단들(성사, 특히 성체성사와 고해성사), 주님의 어머니이자 우리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보호, 기쁜 마음으로 자신을 희생하여 주님께 응답한 많은 이들의 모범은 우리로 하여금 더욱 마음을 기울여 천국을 향하게 합니다. 많은 교황들과 교부들이 확인해 주는 바와 같이, 제단 위에서 우리가 공경하는 성인과 복자들은 특별한 방식으로 우리를 격려합니다. 그들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거룩함에 이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부정할 수 없는 증거입니다.

이 달에 우리는 성 호세마리아 축일을 지냅니다. 그는 평범한 직업을 통하여 천국에 이르는 길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전 세계에 걸쳐 수확되는 초자연적 열매들을 경험합니다. 6월 26일을 전후하여 거행되는 미사의 기회에 많은 남녀들이 개종을 합니다. 이러한 은총의 세례를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자신의 삶을 하느님을 향한 길로 변화시키라는 이 거룩한 사제의 재촉을 느끼는 이들을 도울 수 있도록 합시다.

때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 초대가 “침투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지속적인 애정으로 대하기를 멈추지 맙시다. 우리는 교황 프란치스코께서 사도적 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쓰시고 교황께서 날마다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에서 볼 수 있는 바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이들이 마실 수 있는 물의 살아있는 원천이 되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때때로 이것이 무거운 십자가가 되기도 하지만, 주님께서 우리에게 당신을 생명의 원천으로 주신 것은 십자가로부터, 그분의 찔린 옆구리로부터였습니다. 우리가 희망을 빼앗기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는 이제 “하느님의 구원을 세상에 선포하고 가져와야 합니다. 세상은 여정에서 종종 길을 잃고 격려와 희망,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교회는 자비가 공짜로 주어지는 곳, 모두가 환영받고 사랑받고 용서받으며 복음의 선한 삶을 살도록 격려받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희망은 돈 알바로를 어려움에 굴복하지 않게 하였습니다. 1935년에 오푸스데이에 입회한 이래 그는 지속적이고 낙천적인 사도직을 수행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항상 그를 도우실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그는 삶의 끝까지 그렇게 버티어냈습니다. 그의 곁을 지나는 누구도, 어떤 이유에서든, 그로부터 기도나 가족이나 일에 관한 안부의 말, 영적 조언을 듣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에는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직 하느님께서 그의 옆에 두신 영혼들만 보았습니다. 건물의 문지기, 교황청 부서의 관리인, 비행승무원. 그는 더 나이가 많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자리에 있는 세속 관서나 교회의 인사들에게도 똑같이 대했습니다. 그는 거짓된 인간적 존경에 억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만남에서, 우연한 것이든 계획된 것이든, 그는 항상 안정되게 행동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를 도우실 것이기 때문에 성 호세마리아의 모범에서 본 대로 행동하였습니다.

1972년에 호세 마리아 에르난데즈 가르니카 신부는 죽기 전에 돈 알바로의 (그가 사제 서품을 받기 전에) 추기경과 주교, 정부 장관과 지역 관리들을 대하는 태도의 “대담함”에 대한 놀라움을 회고하는 글을 썼습니다. 돈 알바로의 몇몇 전기에서 언급하는 대로, 호세 마리아 신부는 한번은 돈 알바로에게 그런 일들을 수행하면서 불안하거나 어색함을 느끼지는 않았느냐고 물었습니다. 대답은, 하느님에 대한 신앙과 우리의 아버지의 모범에 대한 신뢰에 차서, 다음과 같았습니다. “나는 고기를 낚은 기적과 성 베드로가 한 말을 생각합니다. in nomine tuo, laxabo rete. (당신 이름으로 그물을 펼칩니다.) 나는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것을 생각하고, 그분께 순종하는 것이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라는 것을 압니다.”

시복식 날짜가 다가옴에 따라 우리의 사도직에 낙천적 희망을 주님께서 주시도록 돈 알바로의 전구를 진심으로 청합시다. 그렇게 하기에 좋은 날이 다가오는 6월 25일, 그의 사제수품 70주년 입니다. 그날 마드리드에서 호세 마리아 에르난데즈 가르니카 신부와 조셉 무즈퀴즈 신부도 함께 서품을 받았는데 그들의 시복 청원도 진행 중입니다.

14일에, 하느님께서 뜻하신다면, 나는 내 삶의 또 한 해를 마무리 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오푸스데이의 이 거룩한 사제들과 성 호세마리아, 돈 알바로의 모범을 충실히 따르도록 기도해 주기 바랍니다. 매일 교황님과 교황님께서 최근에 하신 성지 순례의 결실을 위해 계속해서 기도합시다. 그리하여 주님께서 평화와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위한 교황의 기도를 들어 주시도록 합시다. 그리고 하느님 사업의 확장을 항상 염두에 두도록 합시다. 며칠 전에 나는 싱가포르, 대만, 한국을 방문하였고, 거기에서 여러분의 형제 자매들이 거대한 아시아 대륙에 하느님 사업의 정신으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파하는 경이로운 일을 하는 것을 격려해 주었습니다. 그들이 수행하고 있는 모든 일은 우리가 성인들의 통공을 통해서 그들과 함께 하도록 초대합니다. 수억의 사람들이 거기에서 복음의 선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6월 26일의 기념일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하지는 않겠지만 이 말은 덧붙여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 봉사하고자 한다면, 성 호세마리아와 긴밀히 일치하십시오. 그를 더욱 사랑하고, 그가 편지에 썼듯이, 하루도 그에게 “우리의 작은 걱정들”을 말하지 않고 지나가도록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성 호세마리아는 우리의 삶 전부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의 모든 사랑을 담아,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2014년 6월 1일 로마에서
여러분의 아버지
+하비에르